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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주 차 : 조금씩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外 2편

S15 W6 | 19주 차 2024-05-06 (월) ~ 2024-05-12 (일)

01. 조금씩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월요일날 메모어 라운지에서 모각작에 참여했다. 그곳에서 정훈 님을 만났는데, BIG 3 컨설팅 펌에서 경력을 쌓아오신 멋진 분이셨다. 내가 요즘 갖고 있는 업무상 고민(#)을 잘 이해하고, 유의미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전략 컨설팅 도메인의 분이라 생각을 해왔었기에, 15분만 시간을 내달라 하고 고민을 말씀드렸다.
기대했던 대로, 내가 고민하고 있는 영역들을 컨설팅 펌에서 자주 쓸 것 같은 언어들을 섞어가시며 시원시원하게 풀이해주셨다. 장표를 만들 때는 두 가지 기능 중 하나를 수행해야 하는데, 하나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것이고, 하나가 CTA(그래서 뭘 할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나아가 이 관점을 바탕으로 내가 만든 제안서에도 피드백을 주시기도 했다. 또 클라이언트가 어느 부분에서 설득되었을지, 장표의 좋았던 점들이나 논리가 불충분했던 지점들, 여기서 더 나은 제안서를 만든다면 어떤 것들을 추가로 다뤄볼 수 있을지 등을 말씀해주셨다. 이야기를 마치고 나서 자신감이 조금 생기기도 했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길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02. 효과적과 효율적

희철 님은 여러모로 한번 만나뵙고 싶었던 분이었다. 규모가 큰 IT 기업의 사업 개발 리드는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도 궁금했고, 또 희철 님의 링크드인에 적혀있는 삶의 궤적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알바트로스 컨퍼런스 중간중간 운영 관점에서 주셨던 조언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었다.
많은 도움이 되는 말씀들 중, 효과적으로는 일하고 있지만 효율적이지는 않아 보인다는 피드백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200%, 300%, 나아가 1,000%의 성장을 이에 비례하는 리소스를 투입하지 않고도 만들어내려면 일하는 방식과 구조를 바꿔야 한다. 앞으로 업무 회고를 할 때, 효과적이었는지뿐만 아니라 효율적이었는지도 함께 살펴보아야겠다. 우리의 존재로 함께 10배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어보자는 말씀으로 이야기가 끝났는데, 에너지가 참 좋았던 만남이었다.

03. 그 외의 생각들

피아노를 치는 데에 생긴 변화

이번주는 월요일이 휴일이라 레슨을 쉬어갔다. 피아노 레슨을 받은 뒤로 생긴 몇 가지 변화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내가 자꾸 틀리는 부분이 어떤 건지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예전에 피아노를 치다 틀리면 ’내가 익숙하지 않은 키라 헷갈려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다면, 이젠 ’아 내가 1도 음을 쳐야할 때 5도 음을 치는구나‘ 하는 식으로 그 실체를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두 번째는 템포를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피아노를 20년 넘게 쳐오면서 이제야 템포를 생각한다는 것도 좀 웃기긴 한데, 뭐랄까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점진적 건강식

식단을 아주 조금씩 조절하고 있다. 운동을 습관화하기 전에 헬스장에 출석 도장을 찍는 습관부터 만드는 것처럼, 아주 차근차근 한 발짝씩 나아가고 있다. 이번주는 과자와 탄산음료를 끊었다. 그리고 어딜 가든 그나마 상대적으로 건강할 것 같은 음식을 시켜먹고 있다. 예컨대 중국집에 가면 자장면 대신 볶음밥을 시켜먹는다거나, 편의점에 가면 햄버거나 샌드위치보다 김밥을 사먹는다거나 하는 식이다. 다음주는 튀김류를 끊어봐야겠다… 되려나…

휴식에 관한 생각

휴식 시간을 보낼 때 유튜브로 게임을 보는 것 말고 책을 보거나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피아노를 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유튜브랑 인스타를 싹 끊어놨더니 갑자기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로 게임을 보는 취미가 생겨버렸다. 마치 물이 새는 호스의 구멍들을 찾아서 막아놨더니 예상치 못한 곳에서 호스가 터져버린 느낌이다. 움직이는 화면을 보고 있으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재밌다가 긴장됐다가 해소됐다가 하는 일련의 감정의 다이나믹이 생기기도 하고, 무엇보다 별 생각을 안 해도 되니까 나의 게으른 뇌 친구가 가성비가 좋은 휴식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 근데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해보면 그만큼 남는 것도 많지 않다 보니 좀 아깝기도 하고. 아무쪼록 이것도 질리면 더이상 안 볼 걸 알지만 근원적으로 잘 절제할 수 있는 멘탈을 가지려면 뭐가 필요하려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