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9주 차 : 듄과 영화음악 外 3편

S14 W11 | 9주 차 2024-02-26 (월) ~ 2024-03-03 (일)

01. 듄과 영화음악

오랫동안 기다리던 듄 파트 2가 개봉을 했다. 개봉날 새벽에 친구들과 용산 아이맥스에서 봤는데, 역시 영상과 음악이 참 아름다웠다. 사막의 모래 언덕이 만들어내는 선과 대비, 한 번씩 익스트림 롱샷으로 보여주는 예술적인 장면들, 공간의 광활함이 느껴지는 한스 짐머의 음악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사운드트랙 앨범을 발매 시점부터 매일매일 들었는데, (애플뮤직 발매 알림을 보자마자 방에 있던 위스키를 깠다)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트랙은 5번 트랙인 A Time of Quiet Between the Storms 이다. 같은 멜로디라인을 앞 부분에서는 근음으로 3도를 써가면서 어딘가 붕 떠있는 느낌을 주고, 클라이막스에서는 웅장하게 펼쳐내는 극적인 구성이 마음을 울린다. 영화관에서 영상을 보면서 들으니까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소리의 질감에서 아날로그적인 미래라는 시대적 배경이나 사막이라는 공간적 배경이 느껴진다는 게 참 신기하다. 언젠가 이런 영화 음악도 공부해보고, 만들어보고 싶다.

02. 음악에서의 작은 목표

3월은 합주도 많고 무대도 두 개나 오른다. 하나는 고등학교 친구 결혼식 축가 반주고, 하나는 컨퍼런스 중간에 진행하는 공연이다. 게다가 6월에는 공연이 3개나 있어, 이번달부터 세 팀의 합주가 거의 매 주말마다 잡혀있다. 근데 또 합주를 하려면 또 연습을 해야 하니, 평일의 일부 시간을 음악에 필히 할당해야할 것 같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싶다. 그래도 기왕 하게 된 거 잘 해보고 싶다. 밴드에서 피아노를 친 지 3년이 되어가는데, 그러다 보니 반주에 쪼가 좀 생겼다. 곡 장르나 분위기가 비슷하면 왼손 패턴이나 코드 진행이나 치는 리듬이 비슷비슷해진다. 사실 인지는 작년 여름부터 하고 있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나 치고 싶은 대로 좀 덜 치고, 악보대로 연주하면서 쪼를 없애고 패턴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칠 수 있는 장르를 넓히는 게 작은 목표다.

03.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배운 것

사이드로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아쉽게도 클라이언트 측 사정으로 중단으로 끝이 났다. 하필 새벽 네 시까지 작업을 한 다음날에 중단 결정이 갑자기 나서 황당하고 아쉽긴 하다. 그래도 소재를 만들기 위해 업계에 대해 공부도 해보고 다양한 레퍼런스들도 접해볼 수 있어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하나 아쉬웠던 점은 캠페인의 목적과 타겟 페르소나를 기준으로 광고 콘텐츠를 제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앞단에 페르소나와 USP별 소재가 있긴 했는데, 우선은 보유하고 있는 리소스를 기반으로 시각화를 하기 용이한 것들 위주로 광고 콘텐츠를 만들었다. 산출물을 놓고 PM분과 이야기하다 문득 더 체계적으로 접근했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번에는 상황을 크게 한번 그려놓고 작은 액션들을 행하는 방향으로 해야겠다. 그럼 똑같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더라도, 더 의미 있는 임팩트를 낼 수 있을 것이다.

04. 좋은 휴식은 뭘까

이번주는 다른 주에 대비해서 일을 좀 적게 했다. 특히 삼일절날 밀린 글을 쓰면서 하루를 보낸 걸 제외하면 토요일과 일요일은 생산성 카테고리로 분류되는 일을 거의 하지 않았다. 마음이 좀 지친 건가 싶기도 하고, 아직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다. 주말에는 피아노를 치거나, 공연을 본 걸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유튜브를 보거나 잠을 자면서 보냈다. 유튜브는 컨디션 좋을 때 한 편 보면 좋은 활력소인데, 이런 심신이 미약해진 컨디션에서 자칫 시작하면 스크린 타임 꺼놓고 팔이나 눈이 아플 때까지 보게 된다. 좋은 휴식이란 뭘까 싶다. 옛날에는 피아노 치거나 책 보는 게 나름의 휴식 카테고리였는데, 요즘은 얘들도 마냥 휴식처는 아닌 느낌이다. 여전히 제일 좋아하는 것들이긴 하지만서도. 아직은 답을 잘 모르겠다. 그래도 작년만 해도 이런 무기력한 시기가 찾아오는 주기가 한 달에 한 번 정도로 짧았는데, 꽤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기도 하다. 역시 유튜브랑 인스타를 확 끊어야 하나. 일단은 다음주부터 다시 마음 꽉 잡고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