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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주 차 : 소셜 이벤트 디자인 外 2편

S15 W3 | 16주 차 2024-04-15 (월) ~ 2024-04-21 (일)

01. 소셜 이벤트 디자인

2박 3일 간의 패치가 끝났다.
나에게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돌발 상황들이 큰 두려움이었다. 이번 패치 때에도 상황이 이상적으로 흘러가지 않는 때들이 종종 등장했는데, 창준님이 때로는 사람들의 관점을 바꾸고, 때로는 실수를 인정하며 동시에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때로는 생각할 시간을 확보하며 전략을 빠르게 변경하시는 등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모든 게 완벽할 수 없고, 진짜 전문가는 상황에 맞추어 빠르게 조정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강하게 깨달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용하신 여러 소셜 스킬, 의사결정 방법 등을 관찰함으로써 두려움이 조금은 사라졌다.
기억에 남는 장면을 몇 개 꼽자면: 금요일 밤 10시 정도에 진행했던 회고 시간, 밖으로 나가 의자에 앉아 밤 공기를 맞으면서 하루를 돌아보고, 패치 속 이벤트와 창준님의 말과 행동에 숨어있던 이런저런 의도를 파악해보려 애를 썼던 시간이 기억난다. 아마도 첫 날의 설렘과 다음날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또, 패치가 종료된 이후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며 보낸 시간도 기억에 진하게 남아있다. 매번 식사 때 나누었던 대화의 깊이를 정량화할 수 있다면 그 깊이가 점점 깊어져갔다고 생각한다. 패치 시작 전 나무에서 뵈었던 때부터, 패치를 마치고 카페에서 나눈 대화까지, 서로에 대해 더 편안하고 동시에 더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

02.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

화요일날 오전에는 말레이시아 대사관에서, 오후에는 경기도청에서 발표가 있었다. 둘 다 내가 수주해온 프로젝트라 자연스럽게 착수 이후 PM 롤을 함께 하고 있었는데, 전체 프로젝트들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낮았던 프로젝트라 예상치 못하게 내가 함께 개입해 발표 자료를 준비하는 데에 시간을 쓰게 되었다. 그렇게 월요일날 밤을 새고 씻으려 거울을 보는데 얼굴에서 작은 신호들이 보였다. 세수하려고 벗은 안경 아래 안경 자국이 안 없어진다거나, 평소와 달리 얼굴에 뭐가 많이 난다거나. 조직이 많은 업무량 속에서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하는 방식이나, 이런 압박적일 수 있는 환경이 나에게 현재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무언가를 계속 개선하고 싶고 발전시켜나가고 싶은 마음은 내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는 좋은 동력이 되지만, 반대로 조급한 마음이 들 때나 잠시 멈추고 싶을 때에는 반대로 자신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의 현재 상황은 후자에 가까웠다. 예전에는 길 다니면서 전단지 한 장 받을 여유는 있었는데, 전단지를 내미는 손이 내 가던 길을 막으면 휙 짜증부터 나버리는 변화가 무섭게 느껴졌다. 이대로는 지속성이 떨어질 것 같고, 나아가 자아를 조금씩 잃어간다는 느낌이 들어 면담을 신청했다. 뭐, 면담 이후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그래도 현재 겪고 있는 상황과 나의 의견에 대해 말하면서 일부 해소가 되었다. 또 당장 해결이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상태에 다가가기 위한 좋은 발판이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03. 그 외의 생각들

월요일 양태경 선생님 가르침

모달 인터체인지와 가이드 톤을 배웠다. 모드 스케일을 연습할 때 길이 보이는 상태가 되게끔 하는 것을 목표로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반주를 틀고 연습할 때는 반주를 더 들으면서, 에너지를 조절하며 반주와 조화를 이루는 하나의 음악이 될 수 있게 쳐보라고 하셨다.

재즈 피아노 연습하면서 든 생각

정방향으로 올라가는 스케일이 익숙해지면 위에서부터 역으로 내려온다거나, 4카운트에 1번 치던 걸 2배속으로 2번 친다거나 하는 식으로 난이도를 조정하면서 연습하니까 굉장히 몰입도가 올라간다. 난도를 높이는 장치로 다른 도메인에 적용해봐도 좋을 것 같다.

나의 동기

타인에게 가치를 주는 게 좋았다. ‘이들은 무엇을 가치있어할까?’, ‘이 사람의 판단 기준은 무엇일까?’ 를 생각해보며 멘탈모델을 탐구하는 게 마케터로서 하는 일상 속 직업 훈련이라 생각했었다. 오늘 아는 PM 분이 성격 검사를 해주셨는데, 남들에게 사랑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여기에서 동력을 얻는 내면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프레임인데, 그동안 내 목표와 행동과 생각과 감정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