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21주 차 : 삶의 크고 작은 변화

변화가 많은 한 주였다. 회사에서는 팀이 바뀌었고, 새롭게 참여한 ‘메모어’ 커뮤니티가 시작되었다. 메모어의 ‘아침공부클럽’이라는 클럽에도 가입을 했고, 하루의 시작이 달라졌다.
# 일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맡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회사가 만드는 중소형 숙박 공간의 브랜딩 쪽을 담당했었다. 이제는 ‘무엇을 만들 것인지’보다 ‘만들어진 것을 고객과의 접점에서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지’가 더 중요해졌다. 첫 번째 프로젝트로 전주에 만들어질 호텔의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을 맡았고, 지난주에 업무 시간의 대부분을 해당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상세페이지의 기획과 제작이 모두 끝났고, 다음주에 행정적인 검토만 마치면 심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보편적인 와디즈 펀딩과는 다르게, 글의 비중이 조금 많고 스토리의 이음새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이미지나 그래픽도 그리 자극적이거나 과하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했다. 회사가 공간을 만드는 원칙 중 하나가 불필요하게 화려한 디자인을 지양하는 것인데, 공간이 아닌 다른 것을 만들 때에도 이를 어기고 싶지 않았다. 30년 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던 모텔 시장을 바꾸는 우리 팀의 이야기가 그래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다. 부디 나의 가설이 잘 들어맞기를.
# 아침기상
메모어의 ‘아침공부클럽’에 가입했다. 평일 중 3일 이상을 06:30 이전에 구글 밋에 들어와 07:00까지 각자 할 일을 하는 모임이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먼저 일어날 시간이 돼 수동적으로 출근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인 무언가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었고, 두 번째로 매 스케줄마다 아슬아슬하게 도착하거나 5분씩 늦는 것이, 타고 타고 돌아보면 아슬아슬한 시간에 기상을 하는 나의 생활 패턴에 그 뿌리가 있다고 생각되어서였다.
화요일과 금요일에는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라는 책을 보았고, 목요일에는 회사 업무를 처리하였다. 확실히 하루를 온전히 나의 의지로 시작하니 하루 전반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두 번째는 평생을 쫓아다니는 최악의 습관인데.. 기상시간보다는 이동 시간에 있어서 기적을 바라는 (9호선 급행으로 2호선을 추월한다거나, 갑자기 눈 앞에 따릉이가 나타나 도보 이동 시간을 극적으로 줄인다거나, 평소보다 신호 운이 좋다거나..) 나의 못된 심보가 그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부디 올해에는 그 버릇을 고칠 수 있기를.
# 음악
올해 6월부터 예정되어 있는 공연이 몇 개 있다. 보통 피아노나 드럼을 쳐왔는데, 이번에는 Close to you 라는 곡의 남자 보컬 파트를 함께 맡게 되었다. 밴드를 10년 가까이 하며 노래는 처음이다. 노래를 부르기 위해 가사를 뜯어 보았는데, Close to you의 가사가 생각보다 순수하고 서정적이라 몰랐으면 어쩔 뻔했나 싶었다. 주위 맴도는 새들, 명을 다해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들을 보고 저런 아름다운 노랫말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래가 간단해 보여도 피아노를 치면서 부르자니 묘하게 꼬이는 지점들이 있었다. 연인과 함께 길을 걷다 새들이 사랑하는 사람의 주변을 맴도는 모습을 상상하니, 가사가 자연스럽게 나오면서 손과 입이 분리되는 꽤나 흥미로운 경험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