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6 W02 | 30주 차
2024-07-22 (월) ~ 2024-07-28 (일)
01. 오랜만에 IT 일
작년부터 도입하고 싶었던 CRM SaaS 리캐치를 거의 1년만에 도입하기로 하였다. 그것도 전 계열사 차원으로! 담당 매니저분과 온보딩 세션을 갖고, 업무 프로세스를 새로 짜기 위해 내부 회의를 진행하면서 오랜만에 살아있는 느낌을 받았다. 발생 가능한 케이스를 쭉 나누고, 대응하는 시나리오를 짜고, 웹사이트의 UX와 플로우를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하고, 새로운 툴을 활용하여 가능해진 더 진보하고 확장된 마케팅 전략들을 생각해보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참 재밌었다.
02. 독서모임 회고 겸 후기
연초에 우연히 발견하고 신청한 지주사 신 대표님 독서모임이 끝났다. 피터 틸의 <제로 투 원>, 이나모리 가즈오의 <어떻게 회사는 강해지는가>, 레이 크록의 <사업을 한다는 것>을 읽었고, 대표님께서 각 책의 구절들에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는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회사를 경영하시는 모습과 내리시는 의사결정들을 비교적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보니, 생각의 근원지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또 의미가 있었다. 맞춰보는 재미도 있었고. 닮고 싶은 어른 중 한 명인 대표님의 멘탈 모델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으며, 나아가 앞으로의 일과 삶에 적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03. 당근과 이타성
당근마켓에 36,000원짜리 새 슬리퍼를 반값에 올려놓았다. 어떤 사람이 15,000원에 가능하냐고 해서 가능하다고 했다. 그랬더니 갑자기 다른 사람들은 10,000원에 파는데 더 깎아주면 안 되냐고 하는 것이다, 기분이 어쩌고 하면서. 순간 열이 확 올랐지만 일단 침착하고 나가서 시세를 확인해봤다. 10,000원에 거래가 완료된 건들도 있었지만 20,000원에 판매된 건들도 있었다. 이제 나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생겼는데 이 사람의 기분을 찝찝하게 만들면서 소통을 끝내는 것과 그냥 좋게 마무리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럼 그냥 기다렸다가 10,000원짜리 사시라고 하려다가, 괜히 내가 더 찝찝해서 말투도 좀 바꾸고 문장을 하나 추가했다. 당근이 또 그런 재미가 있는 곳이니 무슨 마음이신지 알 것 같다고. 그랬더니 이 사람이 갑자기 허허 웃으면서 말씀을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잘 한다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15,000원에 구매하겠다고 했다.
요즘 일이 뜻대로 안 풀리거나 제멋대로 구는 사람들을 겪으면 순간순간 화가 나고 감정적이어질 때가 종종 있는데, 오늘의 일을 마음에 잘 담아두고 끝까지 이타성을 포기하지 않으려 노력해야겠다 생각해본다. 화를 내든 사람 기분을 긁든, 세상에 존재하는 부정적인 감정의 양을 늘리는 일이고, 결국 일은 옳은 이치대로 흘러갈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