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4 W12 | 10주 차
2024-03-04 (월) ~ 2024-03-10 (일)
01. 조언 구하기
신대표님 1:1 면담
시공 세일즈를 하다 보면 궁극적으로는 ‘A를 하셔야 합니다’는 식으로 제안을 하게 된다. 이때 우리 대표님께선 ‘예상 가능한 답변을 하면 안 된다, 아예 생각 밖의 이야기를 해야 고객의 귀가 열린다’고 늘 내게 조언을 해주신다. 나는 자연스럽게 다음 궁금증이 생긴다. 이 사람이 갖고 있는 대전제나 사고하는 방식 등, 사고 체계를 뒤흔들며 전혀 예상치 못한 해결책을 제안하는 게 과연 맞을지, 아니면 이 사람의 사고체계 내에서 생각해 납득 가능한 수준으로 잘 정리된 해결책을 제안하는 게 맞을지. 그래서 지주사의 신대표님께서 진행하시는 독서모임이 끝나고 대표님을 잠시 붙잡고 이런 고민들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지혜로운 답변을 주셨다.
나(세일즈)는 제안을 하는 사람이지, 살제로 사업을 하고 비용을 집행하며 리스크를 지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절대 어떻게 하는 것이 맞다, 틀리다는 식으로 접근하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 사업은 대부분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구조를 따르니, 내가 하는 일을 리스크와 리턴에 대해 정확하게 짚어주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지금 하는 고민이 많이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대표님께서도 이전 사업을 하실 때 일반형과 공격형 두 가지 안을 만들어놓고 의사결정을 내리셨다고 한다.
김형식 님 커피챗
바이럴과 브랜딩 마케팅의 고수, 형식 님을 만나뵈었다. 요즘 하는 일들에서 마케팅이 많이 빠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일을 하면서 오랫동안 가져왔던 고민이기도 했고, 워낙에 ‘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탐구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꼭 한번 뵙고 싶었다.
고객의 인지, 탐색, 구매 여정에서 각각의 마케팅 젼략들이 수행하는 기능에 대한 이야기, 브랜드 마케팅이나 TVC는 단순히 돈을 태우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머릿속에 브랜드를 인지시키고 장렬히 산화하는 것이라는 흥미로운 표현 (그러면서 모르면서 어떻게 사냐는 말을 덧붙여주셨는데 많이 와닿았다) 바이럴 마케팅은 부정적인 의견을 덮는 행위에 더 가깝다는 관점, 이 과정을 거친 사람들에게 퍼포먼스 마케팅이 더 유리해지고 유의미해질 것이라는 말씀까지, 마케팅 전략을 더 통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 고객을 상황에 따라 여러 단계로 구분하고 (전환 확률이 가장 높은 고객들부터) 각각의 페르소나에게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할지 명쾌하게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을 해주셨다. 그리고 이것을 잘 하려면 고객 여정에 대한 파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는 말씀도 해주셨다.
02. 위로에 관한 짧은 생각
며칠 전, 슬퍼하는 친구를 보고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매일을 책 보고 공부하면서 사는데, 정작 이런 때에는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구나’ 하는 데에서 오는 약간의 무력함과 아쉬운 마음이 생겼다. 그 다음에는 굉장히 적극적인 태도와 높은 텐션으로 위로해주는 다른 친구들을 보며 ‘슬픔은 벗어나야만 하는 감정인가, 물론 지속되면 너무 아플 수도 있겠다만’ 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정말 순수하고 좋은 친구들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다 집을 데려다 주게 되어서 ‘나는 슬플 땐 슬프자는 주의야. 너무 아프지 않을 정도로만 슬프다 이 시기를 잘 보내길 바란다’고 마음도 가볍게 전했다.
03. 두 번 읽기
오랜만에 생각이 나, 밀리의 서재에서 <시선과잉사회>라는 다시 읽고 있다. 23년 1월에 봤던 책이니 딱 1년만이다. <시선과잉사회>는 눈과 눈이 마주치는 ‘아이컨택트’라는 개념으로 현대 사회 전반의 현상을 해석하는 철학책이다. 처음에는 저자가 나랑 동갑이고 (예일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 로스쿨을 다니고는 있다만) 세바시에서 한 강연도 재밌고 통찰력도 뛰어나다 싶어서 샀다가, 막상 읽기 시작하니 1장부터 이해가 안 돼서 된통 당했던 책이기도 하다. 그래도 어찌저찌 끝까지 다 보긴 했다. 이번에 보니, 두 번째 봐서인지 일 년 사이에 머리가 조금 업그레이드 되어서인지 훨씬 더 잘 읽힌다. 이렇게까지 첫 번째와 두 번째 읽을 때 차이가 큰 책이 처음이라 신기한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