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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 차 : 좋은 콘텐츠에 관한 생각 外 2편

S15 W7 | 20주 차 2024-05-13 (월) ~ 2024-05-19 (일)

01. 좋은 콘텐츠에 관한 생각

한 유튜브 채널에서 우리 회사와 인터뷰 형식의 협업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규모가 크진 않았으나 리드 확보와 PR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아 진행 의사를 표했고, 이번주 초에 콘티를 전달받았다. 내용을 검토하는데 아쉬운 지점이 많이 보였다. 그럼 나는 무엇을 기대했고, 이걸 보니 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고민을 해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B2B 콘텐츠는 어때야하는가’로 사고가 흘러갔다. 그렇게 내린 결론은 ① 타겟이 존재해야 하고 ② 그 타겟이 콘텐츠를 보기 전과 후 (제작자가 의도한) 변화가 생겨야 하고 ③ 그 변화가 생기는 지점까지 콘텐츠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근데 이분들이 보내주신 콘티에는 아쉽게도 ‘어떤 사람들이 이걸 보면 이렇게 되겠구나 혹은 이렇게 하겠구나’ 하는 것이 보이지 않았다. 예를 들어서, ‘리모델링을 앞두고 요즘 트렌드에 맞는 공간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모텔 점주들이 이걸 보면 우리한테 시공을 의뢰하겠구나’라거나, ‘중소형 숙박 건물을 수익형 부동산 관점으로 투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이걸 보면 우리한테 프로젝트 컨설팅을 의뢰하겠거나’라는 식으로 콘텐츠의 의도와 목표를 설정해볼 수 있겠다 싶었다. 이러한 생각을 말씀드렸더니 채널 측에서도 공감해주셔서, 기획 방향부터 다시 제안해주시는 방향으로 잘 해결되었다.
나도 알게모르게 무언가를 만들 때 이런 실수를 범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돌아보게 되었다. 스스로 간소하게 판단해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생긴 뜻밖의 수확이 있는 프로젝트였다.

02. 이제 경주

팀원들과 주말 동안 이제 경주를 다녀왔다. 체크인 단계부터 소소하게 챙김을 받는 듯한 요소들이 많았다. 웰컴 드링크로 사과주스를 한 잔 내어주는 것이라던지, 아이패드로 색상을 몇 개 선택하면 상태를 진단해주고 상태에 어울리는 아로마 오일과 차를 제공해주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비싼 가격을 받는 스테이라 하면 시설이 좋고 고급 마감재를 사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컸다. 물론 맞는 이야기이지만서도, 고객의 입장이 되어 보니 오히려 이런 소소한 챙김이 스테이 안에서의 경험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채탕도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다. 욕조의 온수에서 올라오는 열기와 에어컨이 만나 형성된 적당한 온도, 곳곳에 피워놓은 인센스에서 퍼지는 나무 타는 향, 어둑어둑한 조명, 몇 번씩 우려 먹어도 맛있었던 차까지 모든 것이 조화로운 공간이었다. Calm 앱으로 앰비언트 음악을 틀어놓았는데 좋은 한 수가 되어주었다.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 해서 더 특별한 시간이었다. 일과 삶 모두에서 영감과 충전이 되었다.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상을 조금씩 넓혀가는 일은 매번 재밌다.

03. 오랜만인 것들

파이썬

패스트캠퍼스에서 디지털 마케팅 패키지 강의를 구매했다. 청년마케터에서 알게 된 박기덕 대표님 퍼포먼스 마케팅 강의를 들어보고 싶기도 했고, 마케팅의 거의 모든 영역을 다루다 보니 언젠간 쓸모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출근 길에 강의 화면을 둘러보다 보니, 파이썬 프로그래밍을 다루는 강의도 있었다. 호기심에 강의 몇 개를 들어봤다. 대학교 때 파이썬 수업을 2개 정도 들었고 나름 학점도 잘 받았었는데, 오랜만에 보니까 print 함수를 제외하고는 모든 게 새로웠다. 핸드폰으로 보느라 실습을 하지는 못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제대로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업무에서 발생하는 반복적인 태스크를 효율화한다는 새로운 목적을 갖고 공부하는 것이니, 또 새롭고 재밌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당구

고등학교 친구가 곧 결혼을 한다. 청첩장 모임을 갖고 집에 가려는데, 다른 친구 두 명이 당구를 치러 간다고 한다. 집에 갈까 한 게임만 하고 갈까 하다가 결국 친구들의 꾐에 넘어가 같이 하기로 했다. 이렇게 셋이 치는 건 참 오랜만이었다. 비록 게임은 져서 (내가 셋 중에 제일 못 친다) 게임비는 내가 계산했지만, 당구를 치던 순간만큼은 학교 다니던 때로 돌아간 것 같아 잠시 현실에서 벗어난 기분이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당구가 나한테는 그런 일탈과 해방의 장치인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즐거울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