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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주 차 : 즐겁게 잘 할 수 있는 일들

# 일
회사에서는 지주회사의 IR을 만들고, 우리 회사 웹사이트의 B2B 타깃에 맞춘 리뉴얼 작업을 진행했다. 가진 자산들을 쭉 나열해놓고, 청자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편집하는 일은 늘 재미있다. 완결성 있는 논리 구조와, 그 안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약간의 감성적인 요소들을 잘 배합하는 일, 신뢰와 적당한 부드러움의 조화, 이런 지점을 잘 찾아내고 표현하는 것이 내가 가진 강점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동시에, 회사가 이야기할 만한 좋은 소스가 많기 때문에, 지금처럼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나열해 놓고 논리의 조합을 만들어가며 실험을 해보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기에 감사한 마음도 든다.
사이드 프로젝트인 청년마케터에서도 기존 노션 기반의 웹사이트에서 개발 기반의 웹사이트로 리뉴얼 작업을 위한 화면 설계서 작업과, 화면 디자인을 끝마쳤다. 크고 작은 이슈들로 인해 프로젝트가 예정보다 많이 딜레이되어 마음에 큰 짐으로 남아 있었는데, 결국 출퇴근길 지하철에서까지 피그마를 뚝딱이며 어찌어찌 다 해냈다. 화면설계서를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대방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마음가짐이다. 그렇게 최대한 섬세하게, 해석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선으로 작성하여 최종본을 만들었다. 이런 섬세한 작업 역시 스스로와 계속 싸우긴 해야 하나,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이다.
# 선인 님 과외
집행하고 있던 메타 광고에 뜻하지 않던 이슈가 발생했다. 알고 보니 범인은 메타(의 인공지능)였고, 자연스레 이번 시간에는 이슈를 추적하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먼저 캠페인, 세트, 광고의 설정이 변경되면 이력 탭에서 변경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여러명이 공동으로 접근하고 작업할 수 있는 것과 별개로, 메타(의 인공지능)가 자체적으로 일일 예산을 증액하거나 광고 집행을 중단할 수 있다. 특히나 계정 전체에서 집행 중인 예산의 범위를 바탕으로, 다른 캠페인의 설정이 임의로 변경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이번 이슈는 누군가 설정해 놓은 ‘규칙’이 신규로 진행한 트래픽 캠페인에 적용되어 발생한 문제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타 캠페인의 내역을 확인한 후 규칙을 삭제했다.
이를 잘 방지하려면, 매일매일 집행되는 예산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고, 열에 (일)예산 항목을 추가하여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이번 경우는 내가 집행 비용이 집행 일수 대비 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에서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던 탓이 크다. 금액이 그리 크지 않았고, 비교적 빠르게 발견해 사태가 커지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리포트를 생성해서 잘 확인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선인 님도 오전에 출근하시면 전일 광고의 지표를 전부 체크하는 업무 루틴이 있으시다고 한다.
보고서를 생성하면 앞선 경우와 같이 이슈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발견할 수 있는 이점이 있고, 또 일자별로 비교적 정확하게 지표가 찍히기 때문에 기간별 추이와 성과를 확인하기 좋다. 메타와 구글같은 해외 플랫폼은 리얼타임으로 최신화가 되는 것이 아니고 시차도 생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 확인하는지도 데이터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
선인 님이 메타 자격증 시험을 보실 때 나왔던 문제를 내셨다. 6주 동안 가르침을 받은 짬밥으로, 올바르게 접근해 답을 맞출 수 있었다. 광고를 집행할 때 어떤 타깃이 해당 콘텐츠에 높은 반응도를 보일 것인가에 대한 실마리가 많을 수록 머신러닝 최적화에 유리하며, 이 정보의 유무가 광고 성과에 높은 상관성을 갖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중요함을 인지하는 것이 문제의 포인트였다.
선인 님 덕분에 추상적이고 막연하게 느껴졌던 퍼포먼스 마케팅이 조금씩 뚜렷해져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