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와디즈 펀딩이 종료되었다. 내일부터 전화 예약을 돌리면 정말 끝이니, 한 사이클의 90% 정도가 돌아간 셈이다.
지금까지를 돌아보며 프로젝트를 간략하게 회고해보자면, 생각했던 가설들이 많이 무너졌다. 객단가와 할인율, 그리고 상품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해 가졌던 생각이나, 플랫폼을 통한 예약 여정에 대해서도 돌아볼 부분이 참 많다. CS를 직접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냉소적이거나 분노에 찬 피드백을 마주하며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지만,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감사한 기회로 여기기로 했다.
CS를 해결하기 위해 상황마다 의사결정을 내리면서, 돌이킬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키울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이미 저질러진 일이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인데, 이 일에 대한 후회나 과거를 향한 질책보다도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생산적인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훈련을 한 셈이다. 앞으로 다른 호텔 자산들에 대해서도 펀딩을 진행할 텐데, 이번 펀딩을 통해 배운 것들을 적용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한 환경이라 생각한다.
# 선인 님 과외
이번주 과외 시간에는 테크니컬한 쪽보다 마인드셋에 대한 부분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퍼포먼스 마케팅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예컨대 마케터에 따라 마케팅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표적인 변인들이 ⓐ 어떤 매체를 사용할 것인지 ⓑ 그 안의 캠페인 구성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할 것인지 ⓒ 얼마의 비용으로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집행할 것인지 ⓓ 성과 지표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의사결정을 내릴 것인지 ⓔ 크리에이티브 소재를 어떻게 제작할 것인지 등이 있는데, 과연 이 각각의 변수들이 충분히 넓은 스펙트럼(혹은 선택지)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있었던지라, 해답을 얻고 나아갈 방향을 찾고 싶었다.
애초에 질문이 너무 넓었기에, 답변 역시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선인 님은 주요한 의사결정마다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한 검증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며, 산업군과 제품군마다 자신의 기준과 철학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동시에, 양질의 인풋을 많이 얻어 의사결정에 기민하게 반영해야 한다며 평소에 소비하시는 수많은 컨텐츠들과, 현업에서 적용하여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던 사례들도 소개해주셨다.
매번 느끼지만 살아오신 시간의 밀도가 굉장하다고 생각된다. 닮고 싶은 어른이 한 명 늘었다.
# 친구들과, 관계
회사 사람들, 그리고 친구들과 깊은 이야기들을 많이 나눈 한 주였다. 성인이 되고 내가 택하여 만난 사람들, 짧지만 함께 시간을 자주 보내며 충분히 친하고 가깝다고 생각한 이들이었는데, 마음 속 깊이 있던 이야기들을 꺼내주어, 한 층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한 듯하다. 누군가에게 숨김 없이 다가올 수 있는 사람일 수 있다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