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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회고 조각들

최근 지선 님, 수연 님과 2022년을 회고하는 자리를 가졌다. 올해 어떠어떠했던 순간, 사건을 서로 나눌 수 있도록 지선 님께서 토픽을 여러개 가져오셨다. 그중 기억하고 싶은 사건이나 생각 몇 가지를 글로 남겨보려 한다.

#행복 : 음악과 공연

2022년 하지 말이야할 것 카테고리였던 음악, 어쩌다 보니 1년 내내 성실히 해버렸다..
그럼에도 문득, 올해 음악을 멀리했으면 삶의 밀도를 지금처럼 채우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에 일이든 뭐든 뇌를 거의 풀가동 시켜놓고 사는 편인데, 피아노를 치는 동안만큼은 거의 아무 생각을 안 한다. 나에겐 마치 명상과도 같은 의식인 것이다. 무대 위에서 공연할 때만 느낄 수 있는 해방감도 마찬가지다. 모든 관계와 시선으로부터 벗어나 홀로 세상에 남겨지는 기분이다. 나와 손 끝에 느껴지는 건반의 감각, 그리고 내가 만들어내는 소리만 존재한다. 이 역시 굉장히 영적인 경험이다. 이렇게 한번씩 비워내는 시간 덕분에 또 새로운 것들로 삶을 채워나갈 수 있었다.

#롤모델 : 신현욱 대표님

지금 회사로 이직을 고민하며 여러차례 커피챗을 하던 시기에 신현욱 대표님께 1:1 미팅을 요청드렸었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인터뷰 영상을 홍미롭게 봤던 것도 있었고 (사업을 하면서 알바를 병행하신 것도 신기했고, 지금도 1년 중 350일 이상을 공부하신다고 하셨다),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시장에 대한 궁금증도 여쭤보고 싶었다. 그렇게 처음 뵙고 대화를 나누었을 때의 그 신선한 충격이 잊혀지지 않는다. 가장 먼저 더휴식의 모텔 부동산 투자 상품과 기존 분양형 호텔의 차이를 여쭤봤었는데, 내가 놓치고 있는 것,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지점, 시장이 흘러가고 있는 방향 등을 명쾌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해주셨다. 그렇게 1시간 정도를 뵙고 사무실을 나오면서 오갔던 대화를 곱씹어 보니, 참 닮고 싶은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공한 기업가나 똑똑한 지식인을 봐도 그냥 멋지다는 생각만 해왔었는데, 누군가를 보고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처음이었다. 이직을 결심하게 된 큰 계기이기도 했다.
회사에서 일을 하며 직접 뵙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엄청났다. 낯선 영역에서도 정보를 받아들이고, 조합하고, 경험과 직관을 섞어 의사결정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 사람들을 설득하시는 것을 보며 속으로 감탄을 정말 많이 했다. 그래서 입사한 지 첫 주 차에 바로 대표님 외부 강의를 신청했다.
강의 주제가 경제적 자유를 얻는 방법이었는데, 실제로 무에서 순자산 300억 원을 만드시기까지의 자전적인 이야기와 그 안의 인사이트를 나누어주셨다. 다 듣고나서 든 생각은, 제로투원은 절대 고고하게 할 수가 없는 것이구나, 콜드콜이든 전단지를 돌리건 정말 치열하게 세상에 알려야 하는구나,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진심을 다해야 세상이 쳐다봐주기라도 하는구나... 하는 것들이었다. 물론 사업이나 투자에 관한 다른 이야기들도 대표님의 철학을 알 수 있어서 좋았지만, 한 사람의 치열한 삶이 주는 울림을 이길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