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7 W10 | 1주 차
2024-12-30 (월) ~ 2025-01-05 (일)
01. 평범한 한 주
새로운 해의 평범한 한 주가 지났다. 크게 달라진 건 없다. 2024년의 마지막 날은 종무식을 마치고, 미팅을 갔다가, 사무실에 다시 들어가 간단한 업무를 몇 개 쳐내고, 상을 당한 친구에게 들렀다 집으로 갔다. 평소보다 일찍 잠에 들었고, 다음날은 평소보다 늦게 일어났다. 작년엔 연말에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도 드리고, 새해 첫날에는 안부 인사도 제법 열심히 돌렸는데, 올해는 그냥 오는 연락에만 답을 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던 건 인사를 꼭 건네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연락이 왔다는 사실이었다. 앞으로 해가 바뀌는 것에 대해 더 무감각해지려나? 연말에만 느낄 수 있는 마무리와 정리의 감정, 연초에 느껴지는 새로움과 활기와 같은 것들의 역동이 점점 약해진다. 좀 아쉽기도 하다. 새해에 야심차게 세우는 원대한 계획과 다짐이 실은 내 삶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 하루하루를 연말연시처럼 잘 정리하고 잘 시작하면서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02. 어떻게 살까
그럼에도 작년에 충분히 행하지 못한 것들 위주로 올 한 해 삶의 방향성을 몇 개 잡아보고 싶다. 첫 번째가 음악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보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곡을 쓰던 반주를 만들던 한 번에 완벽한 것들을 계속 만들어내려고 해왔다. 그러다 보니 완벽함의 기준을 넘기지 못해 매번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올해는 오히려 프로그램을 개발하듯이 최소 기능의 단위들을 만들어놓고, 통합을 하던 개선을 하던 하면서 완성해보는 경험을 해보려 한다. 두 번째는 다시 활자를 읽는 것이다. 작년 하반기 즈음부터 읽는 행위에 많이 소홀해진 것을 체감한다. AI 삼형제가 그때그때 피어오르는 지식의 갈증을 해소해주고, 어느정도 교양이나 수준을 필요로 하는 글도 대신해서 써주다 보니 생각의 많은 부분을 위임하게 되었고, 더 나은 생각을 하기 위해 읽던 책이나 글들을 예전보다 멀리하게 되었다. 하지만 머지않아 AI가 증강해주는 나의 사고는 임계점에 다다를 것이다. 그러기 전에 다시 활자를 가까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얼마 전에 팍 들었다. 세 번째는 건강이다. 항상 살다 보면 건강은 우선순위가 저 뒤로 밀려나있다. 정말 작고 쉬운 것 하나씩 고쳐나가면서 변화를 만들어가보고자 한다. 영양제 챙겨 먹는 거나, 수면의 질 올리는 것이나, 일주일에 한두 번 운동 나가는 것부터. 마지막은 관계다. SNS도 거의 끊다시피 하고, 회사에만 틀어박혀 있다 보니 관계가 많이 취약해진 것 같다. 생일이나 연말이나 따뜻한 인사 건네는 것들을 올해는 좀 신경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