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7 W6 | 49주 차
2024-12-02 (월) ~ 2024-12-08 (일)
01. 커서와 가능성
5주 전에 클로드를 예찬하는 회고를 썼다. 클로드를 사용하고, 삶에 유의미한 변화가 생긴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는 뜻이다. 아직 클로드와 한창 뜨거울 시기인 지금, 새로운 AI 프로덕트의 매력에 푹 빠졌다. 바로 코드를 작성하는 데 특화된 ‘커서’다.
지금까지는 상권분석을 위한 HTML 파싱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클로드와 GPT로 코드를 짜왔다. 이번주에 작업하던 중에 큰 문제가 생겼다. 처리 결과값과 인풋으로 넣은 실제 화면을 비교하는데, 자꾸 안 맞는 부분이 있었다. 클로드한테 코드도 줘보고 html 파일도 여러 형태로 제공해보면서 어떻게든 해결을 하려 헀다. 뭔가를 알려줘서 하나가 해결되면 반대쪽이 터지고 또 반대쪽을 수습하면 다시 이쪽이 터져버리는 약이 바짝 오르는 상황이 이어졌다. 상황이 나아질 수 없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내가 코드 자체를 심도있게 이해할 수 있는 역량이 없어서 클로드의 제안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클로드의 사용량에 제한이 있는데 코딩 작업을 하면 코드가 워낙 길다 보니 그 사용량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소진된다는 점이었다. 클로드가 파업하면 코드를 바리바리 싸들고 지피티한테 찾아갔는데, 얘는 뭔가 사전 맥락 이해나 접근 방식에서 어려움을 겪는 듯했다. 그렇게 버그의 벽에 막혀 성격과 멘탈과 이틀이란 시간을 모두 버렸다. 너덜너덜해진 육신만 남아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친한 형에게 전화를 걸어 SOS를 쳤더니 커서를 써보라고 알려줬다.
처음엔 인터페이스나 UX가 조금 낯설었다. 그래도 하나씩 눌러보고 조작해보니, 사용법이 익숙해지며 빠른 속도로 친해질 수 있었다. 결국 버그도 해결하고, 코드도 1차로 목표했던 기능은 모두 완성했다. 주말에 개발자 형을 만나서 애저 가상 서버에도 띄워놨다. 물론 그 과정에서도 커서가 지대한 도움을 주었다. 오늘도 지하철에서 커서와 대화를나누며 인터페이스도 개선하고, 코드 구조도 더 효율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 자연어 기반의 기획을 기계어로 착착 만들어주는 커서와 커서 몸 속에 들어있는 클로드가 너무 멋지고 고맙다. 아직 4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아질 것이라는 느낌이 온다. 여기에 개발의 기본적인 도메인 지식을 갖추고 더 정확하게 문제와 요구사항을 정의할 수 있게 된다면 그 가능성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