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6 W10 | 38주 차
2024-09-16 (월) ~ 2024-09-22 (일)
01. 담과 지루함
금요일부터 담이 세게 걸려서 주말 내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몸이 쉬라고 파업을 한 건지, 안 좋은 자세가 업보로 돌아온 건지는 모르겠다. 여튼 목이 1cm 이상 움직이지 않고, 또 지면에서 수직이 아닌 방향으로 힘을 받으면 너무 고통스러웠던 터라, 본의 아니게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의자에 앉아 유튜브를 보거나 침대에 누워 잠을 자면서 보냈다.
몇 달 전에 어디선가 지루함에 관한 글을 읽었는데, 지루함을 제대로 경험하면 다른 일을 해야겠다는 동력이 솟구친다는, 그래서 너무 매 순간 생산적이려고 하지 말고 삶에 적당히 지루한 순간들을 들이라는 맥락의 이야기였다. 이번 주말이 나에게 그런 시간이었다. 마우스랑 키보드질을 하기에도 부담스러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고, 잠을 하루에 열몇 시간씩 자니까 참 뭐라도 하고 싶어진다. 약간 절망스러운 지점은 내일도 이 담이 낫지 않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지만… 얼른 괜찮아지고 다시 보통의 일상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