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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주 차 : 생각이 많았던 한 주

#일@회사
호텔 웹사이트를 다 만들었다. 아임웹의 코드 블럭을 이용해 <style> 코드를 적용해가며 내가 원하는대로 형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아임웹은 직관적으로 개체를 삽입하고 수정하는 빌더 툴이라, 코드 블럭을 활용해서 문자 언어로 시각 언어에 영향을 주는 신비로운 기능이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컴퓨터와 잘 소통하기 위해서는 나의 생각을 정확하고 엄밀하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하는데, 이 역시 나와 잘 맞는다. 지금의 회사로 이직한 이후로 CSS를 사용할 일이 거의 없었다 보니 기억을 상기시키기 위해 챗 지피티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어쩌면 머지 않은 미래에 자연어 기반의 새로운 코딩 언어가 나올 수도 있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에 새로 맡은 호텔 자산의 인스타그램 계정 운영을 시작했다. 원래 인스타그램에 스크린타임과 Turning 이라는 방해 어플(?)을 걸어놓는데, 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스크린타임은 신경을 크게 안 쓰고, Turning도 잠시 비활성화 해놓았다. 자연스레 업무 목적 외에도 인스타그램 체류 시간이 굉장히 길어졌다. 내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광고를 집행하다 보니 많은 신경이 그쪽으로 쏠린다. 괜히 요행을 바라게 되기도 하고, 삶의 패턴이 건강과는 거리가 살살 멀어지는 느낌이다.
IR에 신사업 내용을 추가하기 위해 오랜만에 더휴식 대표님(회고에 종종 등장할 텐데 지금 회사로의 이직을 결정하는 데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고 또 개인적으로도 많이 존경하는 분이다)과 미팅을 가지며, 신사업의 리스크나 스케일업 방식에 관해 질문을 던졌다. IR을 잘 만들기 위해 사업의 구조와 논리를 보다 확실하게 이해하려 던진 질문이었는데, 대표님께서 질문 덕분에 자신의 생각을 확장할 수 있었다고 좋은 피드백을 주셨다. 그리고 나에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오는 숙제도 함께 주셨다. 대표님께서 엔젤 투자도 하시다 보니, 숙제에 대해 양질의 피드백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 동일한 환경 조건에서 내가 준비하는 사업이다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해보려 한다.
#일@청년마케터
열심히 준비한 DMBS가 다음주 화요일날 라이브된다. 해야 하는 것이 10개라면 10개를 전부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행사 인스타그램 계정 세팅이라던지, 광고 소재 제작과 테스트라던지 유의미한 실험들을 해볼 수 있었는데 본업에 밀리고 행사 투두에서도 우선순위가 밀리다 보니 놓친 부분들이 많다. 또 아쉬운 지점을 짚어보자면, 피그마로 상세페이지부터 B2B 제안서까지 정말 많은 디자인 자산을 만들었는데, 기업의 로고나 연사진의 프로필 사진 등 공통으로 들어가는 자산을 컴포넌트화하여 관리하지 못한 것을 반성한다. 기가 막히게 모집 기간 중에 리브랜딩으로 로고가 바뀐 기업도 있고, 연사진의 교체, 프로필 사진 변경 요청 등 다양한 이슈로 수정할 일이 많이 발생했는데 컴포넌트로 관리가 되었다면 작업 시간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이런 대형 서밋 행사의 준비에 참여한 것은 정말 값진 경험이다.
#밴드
9월에 제주도에서 버스킹을 하고 온 지도 어느덧 2주가 지났다. 버스킹을 하면서 크고 작은 잡음이 있었고, 나는 이를 곱씹어 보며 우리의 문제를 정의했다. 그리고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날 밤 어쩌면 무거울 수 있는 이 안건을 조심스레 꺼냈고, 이야기를 끝맺기 위해 이번주 월요일날 밤 10시에 줌 미팅을 했다. 내가 정의했던 문제는 우리는 왜 모였는가, 우리의 관객을 어떤 사람들로 정의할 것이며, 그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해 충분한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미팅은 새벽 2시 반에 끝났다. 우리 팀의 존재 이유를 탐색하고 설정하는 것에는 모두의 동의를 받아냈지만, 관객과 가치 정의는 의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았다. 이것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내가 이 안건의 모더레이터 역할을 맡았는데, 처음에 사람들에게 각자 느끼는 문제 의식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이를 정리한 후에 함께 해결책을 찾아 나섰으면 어땠을까 한다. 그래도 이런 본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갖기로 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다.
#언어
‘약간’, ‘솔직히’, ‘~인 것 같아요’ 등 의미를 전달하는 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거나 의도를 되려 흐리는 언어를 최대한 줄이려 의식적인 노력을 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머릿속에서 생각을 매끄럽게 정리한 후에 출력을 하려고 이야기를 하다 도중에 멈춰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언젠가 괜찮아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생각이 애초에 인출하기 좋게 정리되어 있는 상태가 되거나, 생각을 정리하는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