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나를 제품(Product)이라 놓고 회사를 시장(Market)이라 보았을 때, 나는 시장의 문제를 충분히 해결해줄 수 없는, 즉 PMF(Product-Market Fit)가 맞지 않는 제품인 것 같다는 생각과, 이 생각에 뒤따른 부정적인 감정이 몇 주 이상 지속되어 왔다. 일을 할 때면 아무리 생각을 깊게 하여도 부족한 지점이 보여 점점 확신을 잃어갔고, 자연스레 팀과의 관계도 약해지며 점점 악순환의 루프에 빠져들었다. 결국 월요일에는 실장님과 술을 마시면서, 금요일에는 대표님과 면담을 하면서 마음 속 깊이 있던 이야기들을 꺼냈다.
실장님께는 일의 어려움과 한 분야에 대한 뾰족한 전문성의 부재에서 오는 불안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내가 봐온 실장님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는 데에 뛰어난 능력을 지니신 훌륭한 모더레이터이셨다.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전제를 제시하고 그 위에 자신의 논리를 펼쳐가는 모습이 참 멋져보였다. 어쩌면 그 지혜를 빌어 나의 상황을 헤쳐갈 수 있는 방법을 전수받고 싶었거나, 아니면 내가 고민을 갖고 있는 부분이 사실은 허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오갔던 대화 중 예상치 못했어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실장님도 스스로를 제네럴리스트로 정의하고 계셨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내게 오히려 다양한 직군의 협업자와 대등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장점을 강력한 무기로 생각할 것을 말씀해주셨다.
대표님께는 직접적으로 조직의 목표 달성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지금껏 쌓아온 커리어 경험의 대부분이 제로투원에 맞춰진 일들로 이루어져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조직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었으나, 이제 1 to 10, 10 to 100의 그로스를 만들어내야 하는 단계에서 조직의 문제를 푸는 데에 있어 역량이 부족함을 느낀다 말씀드렸다. 감사하게도 조직의 상황이 변하더라도 나의 가치는 변치 않는다 말씀해 주셨고, 함께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하나씩 채워가 보자고 제안해주셨다.
사실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지금 겪고 있는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책은 나의 성장이다. 다만 당장 어찌할 수 있는 일이 아닌만큼, 이 상황을 팀원들과 투명하게 나누었다는 데에 의의를 둔다. 나를 믿어주는만큼 빠르게 성장해서 갚아야겠다.
# 태스크 관리
자잘자잘하게 처리해야 할 일도 많았고, 본의 아니게 미루어진 일들도 많아 스트레스가 상당했던 한 주였다. 특히 메모어를 처음 시작하면서 댓글을 하나씩 다 달아드리는 것을 목표로 했었는데, 4주 차부터 밀렸던지라 포기할까도 했었는데.. 결국 지하철 출퇴근 시간을 잘 활용하여 모든 회고글에 댓글을 남겨드렸다. 막상 하나씩 처리하다보면 별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 과정에서 멘탈을 잡을 수 있냐 없냐가 관건인 듯하다. 가위에 눌리면 새끼손가락부터 움직이려고 해야 벗어날 수 있듯, 작은 일 먼저 하나씩 풀어가면 결국 해낼 수 있다.
# 선인 님과의 연
작년에 진행했던 PPT & Figma 스터디 1기의 학인이셨던 선인 님과 우연히 GA4 스터디를 함께 듣게 되며 가벼운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었는데, 수요일날 열린 블로터의 CMTS 2023 컨퍼런스에서 또 우연히 뵙게 되며 긴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알고 보니 선인 님은 디지털 마케팅의 고수셨고, 시간을 밀도있게 보내오신 덕분에 남과 나눌 수 있는 정도의 수준 높은 지식을 갖고 계셨다. 게다가 컨설팅과 휴먼 엑셀러레이팅에도 관심이 많으셔, 가르침을 달라는 나의 부탁을 흔쾌히 받아주셨다. 그렇게 이번주 토요일 1시 반에 만나 시간 가는줄 모르고 8시 반까지 디지털 마케팅과 관련한 많은 것들을 알려주셨다. 다음주에도 뵙기로 하였는데, 앞으로 함께 할 날들이 기대된다.
# 새 맥북
요즘은 지하철에서 노트북으로 작업을 많이 하는데, 매일매일 지하철에서 보내는 100분 이상의 시간에 대한 생산성 증가를 기대하며 오늘 새벽, 당근마켓으로 신형 맥북프로 13인치 미개봉 제품을 구입하는 큰 투자를 감행했다.